파월 연설. 들을 필요 없는 이유

우리는 거의 매달 한 번씩 '파월 연설 시간'이나 '파월 연설 일정'을 검색하고 있습니다. 파월의 발언은 왜 그렇게  중요한 것일까요? 연준 의장의 힘이 어떻길래 그의 말에 따라 주식 시장 전체가 흔들리는 걸까요? 파월 연설을 들을 필요가 없는 이유를 설명해 보겠습니다.

 

연준의 목적

연준의 목적은 미국의 물가 안정과 경제 성장입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입장이지만 실은 이 두 마리 토끼는 서로 반대 방향으로 달아나기 마련입니다. 물가가 오르면 성장이 멈추고 성정이 멈추면 물가가 내리기 마련이지요. 그들의 이상인 안정적인 물가 인상과 지속적인 경제성장을 위해 그들은 금리와 양적 완화라는 무기를 휘두릅니다.

 

어려운 말이나 사실 알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하나입니다. 바로 연준은 '미국의' 물가와 경제성장을 위한 도구라는 것입니다. 전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힘이 있지만 세계 경제는 고려 대상이 아닙니다. 그리고 지금은 두 마리 토끼 중 한 마리의 토끼는 포기한 상태입니다. 즉 경제성장은 포기하고 물가만 이라도 확실하게 잡자는 것이 연준의 포커스입니다.

 

파월 연설의 토씨 분석하기

우리는 세계 금리의 중요 척도가 되는 파월 의장의 연설문을 매달 토씨 하나까지 분석합니다. 영어의 뉘앙스부터 저번 연설문에 추가된 문장 혹은 삭제된 문장을 분석하기도 합니다. 또 그런 분석을 하는 유튜브는 항상 고정적인 시청자 수를 만들고 그 분야의 전문가는 연준 분석가로 이름을 날리기도 합니다.

 

파월의 연설은 과연 어느 정도로 중요할까요? 저번 달과 이번 달의 스텐스 변화가 무슨 가치가 있나요? 분명 1년 전만 해도 연준은 일시적 인플레라고 확정하며 금리 인상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금리 인하는 없고 높은 수준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과연 무슨 말을 하고 있을까요?

 

과거의 폴 볼커처럼 미국 경제를 망가트리며 고금리를 유지할 수 있을까요? 변호사 출신인 파월은 2년이나 살해위협을 견디면서 소신을 지킬까요? 분명한 것은 우리는 절대 연설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파월 의장 본인도 모를 것입니다. 변화하는 세계 경제는 인간이 예측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러시아의 전쟁은 몇 년에 끝날까요? 그러면 원자제와 곡물은 다시 전 세계를 유통하게 될까요? 3 연임을 성공한 시진핑의 경제 계획과 일본의 빈약한 엔화 약세는 어떤 식으로 맞물리게 될까요?

 

저희는 절대 미래를 예측할 수 없습니다. 경제란 너무 많은 사건이 마치 실타래처럼 뭉쳐서 하나의 현상을 만드는 것입니다. 그러니 연설문이 한 달 정도의 미래를 추측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변화하는 세계정세를 단어 하나로 유추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입니다.

 

파월의 연설은 시장 달래기, 혹은 시장을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기 위한 수단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우리가 가져야 할 자세

단기 투자자라면 파월의 입장은 중요할 수 있습니다. 당장 주식을 처분해야 할지 매수해야 할지 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기투자자 라면 파월은 신용하더라도 연설은 신용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우는 아이에게 주사가 아프지 않다고 달래는 어른의 말과 다를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것이 파월의 입장이며 해야 할 일입니다. 연준 의장의 연설을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러니 거시 경제의 흐름을 알고 연설문은 그저 참고만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소중한 돈을 맡기기에는 파월의 연설은 너무 자주 바뀐다을 사실을 반드시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