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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잡담

성수 맛집 양식 매튜, 내돈내산 파인다이닝 후기

by 투자하는생각남 2024. 2. 25.

성수의 블루리본 2개로 인증받은 맛집인 매튜를 다녀왔습니다. 여느 인플루언서와는 다르게 저는 맛에 대해 무지합니다. 한때 재미나게 읽었던 소설인 [요리의 신]으로만 접해본 파인다이닝. 먹는 거 좋아하는 흔한 아저씨의 내돈내산 파인다이닝 후기를 기록합니다.

 

매튜 위치 및 가격

다른 사람들은 모두 저렴하다고 하는 매튜(Matthew)를 다녀왔습니다. 100% 예약제로만 운영된다고 하던데 경기가 안 좋아서 그런가 예약은 쉽게 가능했습니다. 차를 가지고 갔는데 다른 성수도 맛집과 마찬가지로 주차하기는 불편했습니다. 평일 점심에는 명성 민주차장(광진구 동일로 86)으로 나머지 시간에는 플러스 모터스(성동구 뚝섬로 15길 19)로 주차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어느 쪽이던 멀지는 않지만 불편했습니다. 

 

매튜 주차
매튜 주차

런치메뉴는 9가지 코스로 65000원입니다. 사람들은 저렴하다고 하던데 저만 부담되는 건가요? 소갈비 6만 원은 저렴한데 쥐꼬리 만항 프랑스 요리에 6만 원은 비싸다고 생각하는 못난 아저씨입니다. 그러나 와이프의 설명은 밍글스의 헤드 셰프 출신이라 이 가격이면 저렴한 거라고 하더군요. 이원석 셰프님이라는 유명한 분이라고 했습니다. 아저씨의 입맛에는 어떨까요? 기대해 봅니다.

 

 

첫 번째 코스 - 제철회

첫 번째로 나온 코스는 방어회와 고춧잎입니다. 제가 방어회는 좀 먹어봤습니다. 참기름에 묵은지 조합이 좋죠. 하지만 여기 방어는 훈연을 하고 고춧잎은 숯불에 구웠다고 합니다. 설명 들으면서도 기억하기 힘들 정도의 요리 방식을 들으니 매우 정성이 담긴 요리라는 생각이 듭니다.

매튜 방어회
매튜 방어회

무 피클과 같이 먹는 방어회는 설명을 들어서 인지 숯불 향이 비린내를 완벽하게 잡아주고 콜라비무의 아삭함이 숙성한 방어의 쫄깃함 식감과 대비되는 느낌입니다. 프랑스 요리의 특이점이라면 눈으로도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아름다움이네요. 입과 코 그리고 눈까지 즐거운 요리입니다. 소설 보면 프랑스 요리는 이렇게 분석하면서 먹어야 한다고 하던데 맞나요?

 

두 번째 코스 - 봄나물 차우더

생선회로 입가심을 하니 수프가 나오네요. 해산물 수프를 차우더라고 한다는데 위에 바삭해 보이는 것은 참나물칩이랍니다. 참나물 맛보다는 바삭한 식감이 인상 깊었고 바지락과 봄나물이 들어있는 차우더입니다. 전체적으로 모든 요리가 맛이  깔끔한 편인데 이런 요리들의 특성이 많이 먹어도 더부룩하지 않다는 점이죠. 한 방울도 남지 않도록 냠냠 먹어줍니다.

매튜 봄나물
매튜 봄나물차우더

 

세 번째 코스 - 단새우 요리

선드라이드 토마토와 다시마잼이 들었다고 합니다. 선드라이드 토마토가 뭔가 했더니 반으로 잘라 소금을 뿌리고 햇빛에 말린 토마토라고 하네요. 이름과 모양은 역시 음식의 절반을 좌우합니다. 토마토와 다시마잼을 다져만든 요리답게 다시마의 질감이 그대로 느껴집니다. 미끌거리며 진득한 질감이지요. 개인적으로 올려진 딸기와 백다시마 튀김이 너무 이뻐 눈으로 먹는 요리라고 평가합니다. 독특한 맛이라 아저씨랑 안 맞는 요리인 것 같네요.

매튜 단새우
매튜 단새우요리

 

쉬는 코스 - 중간빵

마냥 바게트인 줄 알았는데 샤워도우 라고 합니다. 샤워도우는 발효를 해서 신맛이 느껴진답니다. 그러고 보니 신맛이 느껴집니다. 제가 그동안 먹었던 수많은 바게트 중에 샤워도우 역시 엄청 섞여있었지만 이름도 모르고 있었다는 말이 되네요. 빵은 오븐에 갓 구웠다기보다는 토치로 그슬린듯한 건조함입니다. 다만 같이 나오는 버터는 부드럽고 고소했습니다. 아마 만든 것이 아닐까 싶네요. 수제 버터라니. 이러니 저러니 해도 따뜻한 빵은 언제나 맛있습니다.

매튜 중간빵
매튜 중간빵

 

 

네 번째 코스 - 제철생선

이런. 정신 차려보니 다 먹어 버린 생선요리입니다. 맞은편에 앉은 마나님도 역시 순삭 해버리셨네요. 매콤한 아라비아따 소스는 한쪽에 숨어있어 취향에 맞게 비율을 조절해 먹을 수 있습니다. 숯불에 구운 봄동과 이리소스가 기본으로 깔려있습니다. 달래와 아부르가 캐비어가 들어가 있습니다. 캐비어? 세계 3대 진미라는 캐비어? 검색해 보니 아부르 가는 캐비어 맛이랑 비슷한 청어알 이랍니다.

매튜 생선
매튜 생선요리- 정신차리니 없어져있었다.

 

전반적으로 바삭한 생선요리를 소스와 함께 맛보는 형태였는데 봄동과 캐비어의 맛이 각각 느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담백한 생선과 소스의 조합이 좋았고 겉은 바삭한 반면 속은 촉촉했습니다. 모든 코스 중에 가장 인상 깊은 요리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사진이 없네요.

다섯 번째 코스- 소르베

소르베는 샤벳이네요. 역시 저만 몰랐습니다. 옛날엔 샤베트라고 끊어서 말해야 했었는데. 지금까지도 한번 입댄 식기는 모두 갈아주었으나 전반전이 끝났는지 상큼한 셔벗과 함께 수저받침까지 교체해 줍니다. 이렇게 매번 식 시를 교체해 주는 이유는 소스 하나까지 섞이는 걸 방지하는 건가요? 처음 경험해 보는지라 신선했습니다. 매번 모든 음식의 재료와 설명 그리고 식기 교체가 제가 느끼는 파인다이닝의 가장 큰 특징이었습니다.

매튜 소르베
매튜 소르베

골드키위로 만든 크렌저입니다. 역시 달콤 상콤한 맛인데 뿌려진 라임덕에 상큼한 향이 납니다. 라면을 먹다가 신김치 먹은 느낌이라 했다가 혼났습니다. 

여섯 번째 코스 - 돼지등심+양갈비

15000원을 추가하면 양갈비가 나오는 시스템입니다. 하나씩 맛보기 위해 둘 다 시켜봤습니다. 먼저 돼지 등심은 양송이버섯과 베이컨을 다져서 등심에 겉에 모양을 만들고 구워냈습니다. 이렇게 버섯과 다른 재료를 다지는 요리를 뒥셀 이라고 한다네요. 포항에서만 맛볼 수 있다는 포항초가 두 가지 소스와 함께 나옵니다. 한줄평을 하자면 세상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햄을 먹는 것 같았습니다. 

매튜 등심
매튜 등심

양갈비를 평가하자면 숯불에 구워 나와서 인지 잡내는 일단 하나도 없었습니다. 양배추 퓌레와 램주 소스가 함께 나오는데 설명해 주면 일단 고개를 끄덕이지만 모르는 맛입니다. 그냥 잘하는 양고기 맛집에서 먹던 양갈비맛입니다. 다만 리에뛔?라는 요리는 양기름과 양고기를 튀겨 만들었다고 하는데 상당히 느끼했습니다.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니지만 특이점을 찾을 수는 없었습니다.

매튜 양갈비
매튜 양갈비

일곱 번째 코스- 단호박 티라미수

처음 먹어보는 단호박으로 만든 티라미수입니다. 안 어울릴 것 같은 조합이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은 궁합의 재료들이었습니다. 단호박은 재료의 식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크기로 들어가 있어서 티라미수를 먹으면서도 질감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매튜 티라미슈
매튜 단호박 티라미슈와 마스카포네 아이스크림

마스카포네 아이스크림 밑에 가루는 고소한 것이 견과류를 간 것 같았습니다. 아이스크림이 과하게 달지도 않기 때문에 고소한 맛이 주로 느껴졌습니다. 어떻게 이렇게 이쁜 모양으로 플레이팅 하는지 그저 신기했습니다.

 

 

여덟 번째 코스 - 과일, 파베초콜릿

마지막 요리로 매실에 담근 방울토마토와 파베초콜릿이 나왔습니다. 양이 적은 것 같아도 쉬면서 먹어서인지 이쯤 되니 너무 배가 부르네요. 달콤하지만 새콤한 과일과 초콜릿으로 마무리를 합니다. 마지막이 약간 달겠다 싶은데 호지차를 뜨겁게 먹을 것인지 아이스로 먹을 것인지 물어보네요.

매튜 디저트
매튜 디저트

아홉 번째 코스 - 호지차 + 생일 브라우니

직접 만들었다는 호지차는 진하게 우려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이스가 맛있었습니다. 달달한 과일과 시원한 호지차로 기나긴 파인다이니 코스를 마무리했습니다. 프렌치 레스토랑의 유명 셰프 음식을 이 가격에 맛볼 수 있다니 처음과는 다르게 이점도면 저렴한 가격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매튜 생일
매튜 생일 브라우니와 호지차

마지막으로 생일이라고 챙겨주신 브라우니는 달달함의 끝쪽 어딘가에 있는 녀석입니다. 따듯하게 데워 속은 녹아있고 것은 바삭해서 텍스쳐가 섞이는 느낌이 좋습니다. 아무래도 공짜는 기본적으로 맛이 있습니다. 이상으로 양식에 대해 잘 모르는 아저씨의 성수 가성비 파인다이닝 매튜를 방문한 후기를 마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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