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표 초등수학 후기, 노하우

자녀를 양육하는 데 있어 끝나지 않는 고민은 교육인 것 같습니다. 그중 초등학생 수학에 관해 고민이 많으실 텐데 유치원 때부터 아빠와 함께 집에서 함께한 공부가 이제는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듯하네요. 아이가 수학을 좋아하게 되고 저와의 관계도 좋으며 성적도 상위권인 노하우와 후기를 포스팅합니다.

아빠표 초등수학 단점

주로 엄마보다는 아빠가 수학을 잘하는 분이 많습니다. 저 역시 소싯적에 과외도 했던 경력이 있고 나름 수학에는 자신이 있는 편이었죠. 고등학교 다닐 때에는 많은 친구들이 저를 찾아와 질문했었으니깐요. 게다가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매일 책을 읽어주었기 때문에 나름 친밀감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남을 가르치는 것과 내 자식을 가르치는 것은 천지차이였습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고 기대하던 사람에게 실망감을 느끼는 기분은 정말 좋지 않더군요. 누구보다 뛰어나고 세상에 둘도 없던 천재처럼 보이던 자식이 순식간에 재능 없는 아이로 둔갑해 버렸습니다. 왜 이렇게 시계를 보는 것은 어렵고 cm와 km, mm의 변환을 힘들어할까요. 수학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실망감과 자신의 인내력이 싸우는 기분이었습니다.

아빠표 초등수학 장점

아이들은 전부 다릅니다. 심지어 자신 있는 과목도 다르고 과목 중에서도 어려워하는 부분이 다릅니다. 초등학교 수학학원에 다닌다면 이런 특성에 맞춰 각자 처방을 내려줄 수 있을까요? 연산은 너무 강하지만 사고력이 약하거나, 도형에는 강하지만 시간계산에는 약한 아들을 보며 학원에서는 절대 효과적인 교육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중학생이 된다면 모를까 초등학교 수학정도는 충분히 집에서 가르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이에게 모르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주고, 주말과 주중의 경계도 조절하기 쉬우며 여행 일정에 구애받지도 않는 최고의 수학 선생이 집에 있는데 뭐 하고 굳이 돈을 쓸까요.

집에서 하는 수학 후기

사실 엄마 아빠가 수학을 못해도 괜찮습니다. 요즘 문제집에는 개념설명도 너무 잘되어 있고 같이 공부하면서 배워도 충분한 것 같습니다. 모르면 해설집을 보고 같이 연구를 해도 되고요. 다만 주의해야 할 점은 나는 학원 선생님이고 아이는 내 아이가 아니다는 마인드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백지에 처음부터 그림을 시작해야 하는데 그 과정이 괴롭고 어려운 기억으로 시작된다면 나중에 멋진 그림이 완성될 수 있을까요? 수학은 어렵습니다. 그러나 정복하는 재미가 있고 정답을 맞혔을 때 희열을 느낄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재미가 아니라면 너무 괴롭고 지루한 학문일 뿐입니다. 그러니 정복하는 기쁨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이때 부모만이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무기이죠. 바로 칭찬입니다.

엄마표, 아빠표 수학 노하우

어려워하는 문제를 풀고 개념을 깨우쳤을 때 진심으로 기뻐하고 칭찬해 주세요. 제가 보기엔 그 무엇보다 효과가 좋았습니다. 저희 아들은 (사실은 아닐지라도) 스스로 수학에 자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시험에서 한두 문제 틀려도 그건 상관없죠. 중요한 것은 내가 다른 아이들보다 잘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말이 너무 길었습니다. 결론은 단 1개입니다. 마음을 내려놓으세요. 눈높이를 낮추고 작은 성과에도 칭찬해 주세요. 그러면 아이들은 서서히 따라오는 것 같습니다. 사립초에 다니고 있지만 수학은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하루에 30분 정도 공부하는 것 치고는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수학공부를 할 때에는 저에게 선생님이라 부르게 합니다. 이 시간만큼은 아빠가 아니라 샘이라고 가르치죠. 그래야 권위도 세울 수 있고 스스로에게 기대를 낮추는 효과를 가지고 옵니다. 내 자식이 아니라 학생이니 말입니다.

집에서 하는 수학공부 방법

초6쯤 돼서 중학교 선행에 대해 고민해 보겠습니다. 하지만 그전엔 현행이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수많은 교수들과 학원강사 교육전문가들이 쓴 책을 읽어봤지만 과도한 선행은 당장의 성적은 좋을지 몰라도 수학에 흥미를 잃어버리게 하는 최고의 선택입니다. 그러니 수학의 기초를 쌓는 초등학교 때에는 선행이 아닌 1학기 정도 예습이면 충분합니다. 실제로 제가 쓰는 방법이기도 하고요.

공부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방학 때 다음학기 문제집을 하나 사서 풀어봅니다. 아이가 전혀 모르는 내용이기 때문에 쉬운 문제집을 선택합니다. 지금 푸는 건 신사고 출판사에서 나온 '개념 센'이라는 문제집입니다. 제가 개념을 설명해 주고 아이한테 내일 저녁까지 해당 부분의 문제를 풀어보라고 시킵니다. 이해를 잘하면 많이 가르쳐주고 모르면 조금 가르쳐 줍니다. 틀려도 괜찮습니다. 예습일 뿐이니깐요. 이런 방식으로 방학에 다음학기 문제를 모두 풀어보게 합니다.

그리고 학기가 시작하면 학교에 다니면서 선생님께 다시 한번 해당내용을 배우게 됩니다. 그다음 집에 와서 어려운 문제집을 풀어봅니다. 이때 문제집을 다 풀 생각을 하지 말고 현행 진도에 맞춰 한 문제를 풀더라고 스스로 풀게끔 합니다. 보통 최상위 문제집인 센 수학을 푸는 편인데 완벽하게 소화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영제 중이나 특수 중을 준비한다면 다르겠지만 평범한 저의 아들은 충분히 어려워합니다. 그러니 한 문제를 여러 번 풀더라도 스스로 이겨내는 버릇을 길러줘야 합니다. 간단하게 3줄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1. 방학 때는 기초문제로 한 학기 미리 예습하기
2. 학기 중에 선생님께 다시 배우기
3. 집에 와서는 심화 문제로 복습하기

연산 위주와 사고력 위주 중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그때그때 모자란 부분을 보강하는 방식으로 문제집을 고릅니다. 어느 한쪽에 부족함 없이 밸런스가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여러종류의 수학문제집. 모자란 부분을 보충해줄수 있도록 여러 종류를 풀어본다.

이상 저의 그동안 노하우를 공유했습니다. 이 글을 얼마나 보실지는 모르겠지만 진심을 담아 기록했습니다. 부디 조금의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중요하건은 사랑과 낮은 눈높이 그리고 장기적인 안목이라 생각합니다. 모두의 고생이 좋은 성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물론 저도 포함해서요.